"美 국제우편요금 개편 요구, 中 전자상거래업체에 날벼락"
홍콩 SCMP, 자체 물류망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에 타격 전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국제우편요금 개편 요구가 중국의 중소 전자상거래업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미국은 만국우편연합(UPU) 협약이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불공정하게 할인 적용되고 있다며, 협약 개정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UPU를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베른에 본부를 두고 1874년 창설된 UPU는 유엔 산하의 정부 간 기구로, 192개국에 이르는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우편요금 규정을 만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설명에 따르면 LA에서 뉴욕까지 무게 1파운드 소포의 우선 취급 배송료는 7∼9달러이지만, 같은 소포가 중국에서 뉴욕으로 가면 배송료가 2.5달러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이 같은 할인율이 미국 우편서비스(USPS)의 재정을 압박하고 '짝퉁' 제품의 선적을 용이하게 만들며, 미국 내 우편가격 체계를 왜곡한다는 것이 미국 측 주장이다.
미국이 UPU를 탈퇴하면 중국의 중소 전자상거래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자체 운송망을 확보한 대기업은 큰 타격이 없지만, UPU 협약에 의존하는 영세업체들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얘기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미국 쇼핑몰에 입점해 전자상거래를 영위하는 중소 전자상거래업체들은 국제우편요금이 인상되면 물류비용이 크게 늘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 수출기업이 해외로 수출하는 물품의 70%는 UPU 협약이 적용되는 국제우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스타일위'를 운영하는 양싱젠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전통적인 수출 제조업체를 겨냥한 것이라면, UPU 탈퇴 위협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직구의 증가로 국제 우편시스템을 통해 주고받는 소형 물품이 많이 늘어나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를 겨냥해 국제우편요금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SCMP는 "국제우편요금 개편은 UPU 협약에 의존하는 중국의 중소 전자상거래업체가 경쟁력을 잃게 할 것"이라며 "특히 양말, 모자, 플라스틱 조화(造花) 등 값싼 물품을 파는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