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탈진했어요"…암환자 행세로 기부받은 호주인 '들통'
삭발하고 산소마스크 쓴 사진 올리며 치료비 4천여만원 모금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호주에서 한 여성이 암 환자인 척하며 온라인상에서 치료비를 기부받았다가 기소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루시 윌랜드(27)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난소암 치료를 받는 것처럼 꾸미고,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치료비 지원을 호소하는 계정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모은 기부금은 5만5천 호주달러(약 4천400만원)에 달한다.
올해 초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그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나 보행보조기와 같은 의료장비가 보이는 사진이 올라왔다. 정맥주사를 맞거나 삭발한 사진도 있었다.
그는 게시물에 "탈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언제나처럼 모두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쓰기도 했다.
그의 사진에 함께 등장하는 남성이 그의 사기 행각을 알고 있었는지, 윌랜드가 다른 병을 앓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퀸즐랜드주 경찰 관계자는 이날 타운즈빌에 있는 법원 밖에서 이번 사건의 진짜 피해자는 윌랜드의 이야기를 듣고 도우려고 했던 지역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윌랜드의 이야기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윌랜드는 보석 허가를 받았으며 오는 12월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고펀드미'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서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해당 사용자의 사이트 이용을 금지하고 모든 기부자에게 환불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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