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오명' 주장은 어불성설…오히려 감시 느슨"
'집중감사' 경기교육청 시민감사관 "상식밖 교비 사용 많아"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사립유치원들이 이른바 '적'으로 꼽는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들은 18일 "사립유치원장들이 법을 위반하고서 법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출입 기자 요청으로 마련된 간담회에서 "사립유치원들은 (공립보다) 완화된 제재를 받는 상황"이라면서 회계·감사기준이 사립에 맞지 않아 비리라는 '오명'을 썼다는 사립유치원 측 주장에 대해 "주객이 전도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사립유치원 모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최근 "회계·감사기준이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비리유치원으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은 설립자 개인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십여년간 사립유치원 운영에 맞지 않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을 개정해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감사관 측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오히려 감사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했다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국공립 학교에 적용하는 회계 감사 기준을 사립유치원에 100% 적용하면 모든 유치원이 힘들 수 있다는 판단에, 가급적이면 '사립'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도 교비로 피부 관리를 받고 성인용품 등을 사는 건 상식과 어긋나지 않느냐"며 "물론 유치원이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보지만,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교비가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 철저한 감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2015년 9월 국무조정실의 "사립유치원의 허위 납품 서류 발행 및 외부 강의 리베이트 활용 등을 조사하라"는 공문을 바탕으로 일부 유치원을 감사하고서 사안이 심각하다며 2016년부터 감사부서에 전담팀을 꾸려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인력에는 공무원 감사관 외에도 15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사관들도 참여해 사립유치원 회계 장부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지난 3년간 도내 사립유치원 1천여곳 가운데 3년간 특정감사를 받은 곳은 현재까지 90여곳으로 약 20곳이 횡령 등 혐의로 고발됐다.
이런 이유로 사립유치원은 경기도교육청 감사담당자들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사립유치원 측은 "다른 사립 학교법인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개인 소유"라며 "원장들에겐 유치원 운영이 생업인데 특정감사로 때려잡기식 감사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시민감사관은 사립유치원이 교비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학부모의 알 권리'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사태와 관련해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적용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며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학부모들에게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별로 유치원 실명이 포함된 2013∼2017년 감사결과를 오는 25일까지 공개하기로 했다.
또 상시감사 체계를 만들고 기존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을 시정하지 않은 유치원과 비리 신고가 들어온 유치원, 대규모·고액 유치원을 대상으로 2019년 상반기까지 종합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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