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문화유산 환해장성·잣성 '와르르'…훼손 심각

입력 2018-10-18 13:51
수정 2018-10-18 17:26
제주 돌문화유산 환해장성·잣성 '와르르'…훼손 심각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서 관리·감독 강화 필요 주문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의 대표적 돌문화 유산으로 알려진 환해장성과 잣성 등 문화재에 대한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18일 제365회 임시회 세계유산본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섬 둘레에 쌓았던 환해장성과 조선시대 국영목장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잣성 훼손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박호형 의원은 "도내 총 28개소의 환해장성이 잔존하고 있는데, 현재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되는 것은 제주시 8개소, 서귀포시 2개소 뿐"이라며 비지정 환해장성의 경우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지정 환해장성인 경우 카페 담장으로 사용되거나 양식장 쓰레기가 쌓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북촌 환해장성인 경우 인근 펜션 사업자에 의해 상당 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750년 된 역사를 무너뜨린 셈"이라며 체계적인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비자림로 확장사업 도중 훼손된 잣성의 문화재관리 허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양영식 의원은 "공사 과정에서 제주의 역사유적이자 목축문화유산인 잣성 유적이 훼손됐다"며 "2016년 이뤄진 동부지역 잣성유적 실태조사에서 제대로 현황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실태조사 보고서 역시 현장을 직접 다녀온 사진이 아니라 과거 잣성 관련 서적의 사진을 도용했고, 위치 확인을 위한 지번(地番)도 존재하지 않는 지번으로 확인돼 8천만원을 들인 용역 자체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경용 의원은 "허위 사실과 허위 정보를 보고서로 제시한 일종의 범법행위"라며 "용역수행비용을 환수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고발조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나용해 세계자연유산본부장은 "훼손된 환해장성은 수사결과,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원상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부실용역 문제에 대해서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감사가 예정된 만큼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다면 수사의뢰하겠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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