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언론인 시신 발견되나…터키경찰, 사우디 영사관저 수색

입력 2018-10-18 00:25
수정 2018-10-18 08:03
실종 언론인 시신 발견되나…터키경찰, 사우디 영사관저 수색

계획보다 하루 늦게 시작…총영사는 수색 전날 귀국

영사관저 정원에 카슈끄지 시신 매장 의혹 제기돼

터키 매체 "카슈끄지 고문 당시 녹음에 총영사 목소리도 담겨"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경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이어 영사관저 수색을 시작했다.

터키 경찰 감식반과 검사 등 수사팀 10여명이 17일(현지시간) 오후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저로 진입했다.

양국 공동실무위원회의를 구성한 사우디 대표단은 하루 먼저 관저에 들어갔다.



터키 수사 당국은 전날 오전 총영사관 수색을 종료한 후 오후에 영사관저를 수색할 계획이었으나, 총영사관 측에서 총영사의 가족이 안에 있다며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는 전날 오후 2시 사우디 리야드행 민항기 편으로 귀국했다.

터키 당국이 사우디 총영사관에 이어 영사관저를 수색하는 이유는 카슈끄지가 실종된 당일 포착된 총영사관 차량의 수상한 동선 때문이다.



경찰의 감시 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보면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가고 약 2시간 후 외교번호를 탄 검은색 밴 등 총영사관 차량 여러 대가 영사관저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후 영사관저로 옮겨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사우디에 비판적인 아랍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후 영사관저 정원에 매장됐다고 이달 10일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주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다.

언론을 통해 그가 사우디 왕실이 보낸 '암살조'에 의해 총영사관에서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17일, 카슈끄지가 살해될 당시가 녹음된 오디오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녹음된 내용에 따르면 카슈끄지는 총영사관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되고 머리가 잘렸다고 보도했다.

예니샤파크 보도에 따르면 고문 현장 녹음에 오타이비 총영사의 목소리도 담겼다.

현재까지 사우디 측은 카슈끄지가 멀쩡히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그의 실종과 총영사관이 무관하다고 의혹에 반박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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