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패권 도모하지 않을 것…세계평화 수호자"
방중 英48클럽 회장·노르웨이 국왕과 잇따라 만나 '무역자유화' 강조
리커창, 네덜란드 국왕에 "자유무역 함께 수호하자"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무역자유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패권을 도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는 향후 대미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에 끌려가지 않겠지만 초강대국인 미국을 넘어서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스티븐 페리 영국 48클럽 회장과 한 회견에서 "중국은 '2개 100년 목표'(공산당 창당 100주년·신중국 성립 100주년)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은 5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 200~300년간 쇄국을 하면서 뒤처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런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중국은 개혁개방 프로세스를 시작했고 올해가 개혁개방 40주년으로 그동안 중국 경제와 사회가 크게 발전했다"면서 "이는 개혁개방을 지지하려는 결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국제정세 속에 중국은 무역자유화와 경제세계화를 더욱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제문제에서 교류, 협력, 상호 신뢰를 증진해야 하며 의심과 편견, 오해를 피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강필패(國强必覇 국가가 강대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도모한다)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세계평화의 수호자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페리 회장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제의와 인류운명공동체 이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세계화와 개방형 경제를 지지하며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과 영국의 협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전날 방중한 하랄드 5세 노르웨이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은 노르웨이와 함께 일대일로를 통해 상호연결을 촉진하길 바란다"면서 "경제세계화와 다극화, 다자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며 글로벌 체제를 더욱 공평하고 발전시키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을 순방중인 리커창 총리도 지난 15일(현지시간)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을 만나 양국협력 강화와 더불어 자유무역 수호를 요청했다.
리 총리는 알렉산더 국왕에게 "중국과 네덜란드는 개방형 경제체이자 무역대국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정치 및 경제 질서를 공동으로 지지해야 한다"면서 "양국은 유엔 헌장과 세계무역기구 규칙을 준수하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함께 지켜 전 세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알렉산더 국왕은 "양국이 더욱 협력해 불확실한 요소가 가져오는 위험에 공동 대처하고 국제무역체계와 세계의 발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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