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유기물 광촉매 설계원리 개발

입력 2018-10-17 10:32
울산과기원, 유기물 광촉매 설계원리 개발

권민상 교수팀, 고분자 합성에 필요한 광촉매 설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고분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유기물 광촉매 설계원리를 개발했다.

권민상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합리적인 유기물 광촉매 설계 원리(유기물 광촉매 플랫폼 포함)'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원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순서도처럼 안내도 한장으로 정리됐는데, 순서를 따라가면 이론적으로 무한개의 유기물 광촉매를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유기물 광촉매 30여 종을 개발하고, 라이브러리(유기물 광촉매 합성에 필요한 요소와 반응 등을 정리한 정보 묶음)를 구축했다.

현재 수많은 분자가 뭉쳐진 고분자를 합성할 때 많이 이용하는 '원자 이동 라디칼 중합(ATRP)'에는 금속촉매를 사용한다.

이 기술은 합성 후 금속을 제거하는 데 비용이 드는 데다 금속을 완전히 제거하기도 어려워, 전자나 생물 의학 분야에서 응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유기물 광촉매를 쓰는 '유기물 광 산화·환원 촉매 기반 원자 이동 라디칼 중합(O-ATRP)'이 개발됐으나, 이 기술 역시 촉매가 많이 필요하고 착색이나 생체 독성 등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권 교수팀은 유기물 광촉매를 만드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적절한 순서도를 제공해, 목표 고분자에 꼭 맞는 '반응 맞춤형 광촉매'를 설계하는 방법을 찾았다.

고분자 합성에는 기본적으로 단량체(monomer)가 필요한데, 이 단량체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유기물 광촉매 성질(광 흡수 파장, 산화·환원 에너지 등)이 달라진다.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종합해 설계 순서도를 만들고 원하는 고분자 반응을 정리한 뒤, 이 순서도에 따라 촉매를 설계하고 조금씩 조절해 유기물 광촉매를 얻었다.

이 방식으로 개발한 유기물 광촉매는 0.5ppm만 써도 고분자를 합성할 수 있었다.

또 기존 O-ATRP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던 단량체를 재료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권 교수는 "하나의 설계원리에 따라 특정 고분자와 화학반응에 꼭 맞는 유기물 광촉매를 설계할 수 있어 추후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결합해 순수하게 컴퓨터로 하는 광촉매 설계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고분자 합성뿐 아니라 인공 광합성, 물 분해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촉매 설계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촉매 분야 전문지인 '네이처 촉매(Nature Catalysis)' 11일 자에 게재됐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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