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유엔 개도국 의장국에…임시 정회원 권한 받아

입력 2018-10-17 08:54
팔레스타인, 유엔 개도국 의장국에…임시 정회원 권한 받아

내년 유엔 내 'G77+중국' 의장국에…美·이스라엘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유엔이 현재 '비회원 옵서버 국가'인 팔레스타인에 정회원 권한을 임시 부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유엔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총회에서 이런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6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호주가 반대표를 던졌고, 15개국은 기권했다. 29개국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집트가 초안을 작성한 이 결의안은 유엔 내 개발도상국 모임인 'G77+중국'에서 팔레스타인이 의장국으로 활동하며 정회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임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유엔총회 표결권이 없는 '비회원 옵서버 국가'라는 지위에는 변함이 없지만, G77 회의에서는 성명서 작성, 제안서 제출 및 수정, 발언권 부여, 의사진행 문제 제기 등 절차상으로 사실상 정회원국과 같이 행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달 G77이 팔레스타인의 의장국 활동에 동의한다는 결정을 내린 뒤 마련됐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내년 1월부터 1년간 G77 의장국으로 활동한다.

결의안이 통과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리야드 만수르 유엔주재 대사는 연단에 올라 "G77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고 모든 파트너 국가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유엔의 실수'라고 규정하고 "오늘 유엔의 실수는 직접적인 평화 협상 없이도 자신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의 환상을 고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 차석대사도 "직접적인 협상 바깥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높이려고 하는 팔레스타인의 시도를 지지할 수 없다"며 "미국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립국 건설 목표를 두고 이스라엘과 깊은 갈등을 겪어온 팔레스타인은 2011년 9월 유엔총회에서 독립국 자격인 유엔 정회원국으로의 승격을 신청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국가 지위를 신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듬해인 2012년 11월 유엔총회에서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표결에서도 총 193개 회원국 가운데 찬성 138표, 반대 9표, 기권 41표의 압도적 표차로 지위 승격 결의안이 통과됐다.

비록 비회원이긴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옵서버 국가로 지위가 격상된 것은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사실상 승인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됐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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