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사과선물 대납의혹 어떻게 됐나…관련자 내사종결·무혐의

입력 2018-10-16 15:20
청송 사과선물 대납의혹 어떻게 됐나…관련자 내사종결·무혐의

민주당 국감서 부실수사 제기, 공개질의서도 발송



(청송=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북 청송군 사과선물 대납 의혹사건'을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이 사건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송 사과선물 대납'은 2013년 설과 추석 즈음 청송군이 지역구 의원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국회의원 이름으로 김 의원 지인 수백명에게 사과를 선물로 보냈고 군이 비용 1천300여만원을 부담했다는 의혹사건이다.

이와 함께 청송군은 2012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청송군의원 3명 이름으로 군 의원의 지인에게도 수시로 사과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군 의원이 청송사과유통공사에 전화를 걸어 어디로 사과를 보내달라고 하면 유통공사가 보낸 뒤 청송군에 금액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군은 정상적인 홍보가 아님에도 홍보 명목으로 예산 5천300만원을 썼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 배경에는 당시 한동수 청송군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내용은 지난해 경북지방경찰청 수사와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김재원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청송군수가 청송사과 홍보를 위해 내 보좌관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유력인사 명단을 보내달라고 해 보좌관이 명단을 보냈다"며 "나는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고 나중에 우연한 기회에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군이 홍보용 사과를 보냈고 사과값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과값 전액을 수표로 군수에게 줬다"며 "수표는 그날 곧바로 입금돼 정산된 것으로 알고 있고 사과를 보낸 대상에 지역주민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한동수 청송군수를 비롯해 김재원 국회의원, 일부 군 의원 등을 대상으로 폭넓게 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한 군수가 청송사과유통공사 일부 임직원으로부터 명절 떡값, 해외여행 경비 등 명목으로 3천250만원을 받은 의혹도 나왔다.

또 한 군수가 수사가 시작되자 공용 휴대전화 부품을 하드디스크 파쇄기로 파손해 내용을 지우고 새 휴대전화를 썼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해 주변 사람과 통화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당시 경찰이 신청한 한 군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수차례 기각했다.

결국 한 군수와 군 의원에 대해서는 특산품 홍보 목적이었다고 판단해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유통공사 직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만 한 군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경찰은 선물 대납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은 채 내사 종결했다. 검찰 역시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청송 사과선물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11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북지방경찰청이 한동수 전 청송군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던 중 김재원 의원 명의로 사과 선물택배가 발송됐고 비용은 한 전 군수가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김 의원을 조사하지 않은 채 내사 종결했다"며 "검찰도 이를 조사하지 않아 검·경 모두 부실수사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소속 모든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16일 이 사건과 관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불기소 처분 사유 등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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