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속 커지는 中 인플레 우려…식품·에너지값 '들썩'(종합)
中 9월 소비자물가 2.5%↑…中정부 "전체적으론 안정 수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에서 우려했던 물가 상승 압력이 서서히 현실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식품과 에너지 물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중국 정부의 민심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로 전달의 2.3%보다도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로써 작년 동기 대비 1∼9월 평균 CPI 상승률은 2.1%를 기록했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1%대를 유지하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7월부터 3개월 연속 2%대를 넘어섰고 상승 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부터 상대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7월 이후 미국과 중국 정부는 각각 2천500억달러 어치, 1천100억달러 어치에 달하는 상대국 제품에 5∼2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식품류가 작년 동월 대비 3.6% 올라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이다. 비식품류 가격은 평균보다 낮은 2.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선채소(14.6%), 양고기(11.1%), 과일(10.2%), 계란(7.1%), 가금류(4.4%) 등의 오름폭이 특히 컸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인상 등의 여파로 교통수단용 연료도 작년 동기보다 20.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PI의 선행 지수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다.
9월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3.5%를 약간 웃돌았지만 전월 상승률 4.1%보다는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이달 PPI 상승폭 축소가 작년의 기고 효과 때문으로 분석했다.
PPI와 관련해서도 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 항목의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컸다.
석유 및 천연가스 채굴업 출고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2% 급등했다. 석유·석탄 및 기타 연료 가공업 출고가도 작년 동월 대비 24.1% 상승했다.
1∼9월 PPI 평균 상승률은 4.0%였다.
성궈칭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식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9월 CPI 상승 폭이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라갔고 PPI는 기고 효과 영향으로 0.5%포인트 하락했다"며 "9월 CPI와 PPI 상승 폭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경제지 차이신(財新)과 인터뷰에서 올해 CPI 상승률이 2%대를 웃돌고, PPI 상승률은 3%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