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터폴 총재 구금은 시진핑의 '공안 물갈이' 완성판"

입력 2018-10-15 13:55
"전 인터폴 총재 구금은 시진핑의 '공안 물갈이' 완성판"

저우융캉 세력 몰아내고 충성파 '쉬자진' 공안부 요직에 심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의 첫 중국 출신 총재인 멍훙웨이(孟宏偉)가 중국 당국에 구금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안 물갈이'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에 거주하던 멍 전 인터폴 총재는 지난달 25일 모국으로 출장 간다고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이후 중국 공안부는 멍 전 총재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공안(경찰)과 사법기구를 체제 유지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중시해왔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공안을 '다오바즈'(刀把子·칼자루)로 불러왔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도 공안의 이러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으며, 집권 이후 전개한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운동을 통해 공안 부문의 '물갈이'에 착수했다.

물갈이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이 꼽힌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인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내며 공안기관과 사법부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아 권력 핵심부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후 권력 핵심부에서 축출됐고 2015년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저우융캉이 공안 권력을 쥐고 있을 당시 공안부의 핵심 요직에 있던 인사들도 대부분 다른 부문으로 옮겨가거나 은퇴했다. 일부는 좌천을 당하거나 부패 혐의로 기소되는 운명에 처하기도 했다.

저우융캉의 최측근이었던 공안부 전 부부장(차관급) 리둥성(李東生)은 지난 2015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멍 전 총재도 2004년 저우융캉이 공안부장으로 있을 때 부부장으로 승진해 저우융캉의 측근으로 분류됐으며, 그의 구금으로 공안부 내 '물갈이'가 완성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후 시 주석은 공안 권력을 접수하기 위해 그에게 충성하는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으로 공안부의 요직을 채웠다.

2016년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된 왕샤오훙(王小洪)은 시 주석이 푸젠(福建) 성에 재직하던 시절 성도인 푸저우(福州) 시 공안국 부국장과 푸젠 성 공안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공안부 부부장과 베이징 시 공안국장을 겸하고 있던 왕 부부장은 올해 3월 부처 내 서열 2위인 공안부 선임 부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시 주석의 또 다른 푸젠 성 부하 직원인 덩웨이핑(鄧衛平)도 2016년 공안부 기율위원회 서기(차관급)로 선임돼 공안부 내에서 '기율 단속'이라는 칼날을 휘두르게 됐다.

2015년 공안부 부부장 자리에 오른 멍칭펑(孟慶豊)도 시 주석이 저장(浙江) 성 당 서기로 있던 시절 그의 직속 부하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SCMP는 "당 최고 지도부를 보위하는 공안 부문은 지도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이 요구된다"며 "시 주석으로서는 공안 부문에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 이를 확실하게 장악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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