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관광공사에 대책 주문(종합)

입력 2018-10-15 17:25
여야,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관광공사에 대책 주문(종합)

문체위 관광공사 국감서 '정책 부실' 한목소리 질타

조경태 "국내 여행지 너무 촌스러워"…우상호 "예능프로가 관광공사 역할"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여야는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누적된 국내 관광수지 적자를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관광산업 호황을 누리는 일본 등과 비교해 한국의 관광객 유치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은 최근 4년간 입국자 수가 증가했는데, 우리나라 외국인 관광객은 계속 감소하거나 답보 상태"라며 "국내 관광수지가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적자는 2016년의 2배가 넘는 137억 달러로 연간 기준 사장 최대 규모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2016년보다 22.7% 줄었다"며 "제가 볼 때 국내 여행지는 일본과 비교하면 너무 촌스럽다. 수준 차이가 너무 난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관광지에서 파는 효자손, 부채, 곰방대, 복주머니 등을 들어 보이며 "인사동에 가든 남원에 가든 중국에서 만든 이런 기념품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박인숙 의원도 관광지에서 파는 '닌자 검(劍)'을 보여주며 "을지문덕 검, 이순신 검이 아니고 닌자 검이 뭔가"라며 "나라가 굉장히 발전했는데 공예 기념품은 너무 후진국"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은 "문체부와 관광공사의 관광정책 결정이 따로국밥처럼 보인다"며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하는데, 효율성과 성과 면에서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많다"고 가세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줄었다"며 "올림픽에 대비해 예산을 썼는데 이런 성과를 냈다는 건 직무유기나 예산 남용 그런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쿠바의 까사, 일본의 료칸, 스페인의 파라도르 등 각국 고유의 숙박시설을 나열한 후 "우리나라는 역세권에 성처럼 생긴 번쩍거리는 모텔만 있다. 이런 데서 누가 자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아는 사람을 설득해서 목포에 있는 형편없는 여관을 새롭게 숙소로 단장했는데, 외국인들에게 열광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며 모범적 사례로 목포 '창성장'을 소개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관광은 먹고, 자고, 보고, 노는 것"이라며 "특히 음식 때문에 찾아오는 개별 관광객이 35% 정도 되는데, 인증제도 없고 정보망도 없다. 예능프로가 관광공사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숙박 인증제도 성공시켜야 하지만, 이와 별도로 명소 음식점을 지정해 관광객들이 음식점 고르려 길거리를 헤매는 수고를 덜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 역시 내장산 리조트,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등 관광공사의 투자 실패 사례를 거론하면서 "관광공사가 손대서 그럭저럭 유지되는 데가 제주 중문단지밖에 더 있나"라며 "예능프로와 먹방이 관광을 안내하는 판이고, 관광공사는 투자해서 수천억을 날리기만 한다"고 몰아세웠다.

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지방자치단체도 관광지를 발굴하고 지역 특색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홍보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전국 10곳의 관광공사 지사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중국인 상대로 1박2일에 5만~10만원짜리 여행 상품을 팔더라. 대신 뺑뺑이 쇼핑을 통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인데 나라 이미지에 먹칠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꼬집고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직후 북한에 몰수된 900억원 규모의 관광공사 자산이 이슈가 됐다.

안영배 관광공사 사장은 "남북 관광교류를 재개하기 전에 몰수된 자산을 환수해야 하지 않나"라는 한국당 한선교 의원의 질의에 "그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북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이 관광거리는 아니라는 한 의원의 지적에는 "저는 이런 공연을 늘상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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