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서 '간디 동상' 건립 놓고 논란
인도의 컨벤션센터 건설 지원에 말라위 정부 "간디 동상 세우겠다"
"간디는 인종차별주의자"…온라인 청원에 '동상 반대' 3천명 서명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 건립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말라위 정부가 경제중심 도시 블랜타이어에 간디 동상을 세우려는 계획을 반대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지금까지 3천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간디는 인도인들이 아프리카인들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아프리카인들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간디 동상에 반대하는 활동가 음코타마 카텐가-카운다는 BBC와 인터뷰에서 "말라위와 아무 상관이 없는 간디를 기리는 것은 불쾌하다"고 말했다.
말라위 정부는 인도와의 외교관계를 염두에 두고 두 달 전부터 간디 동상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인도 정부가 1천만 달러(약 113억원)를 투입해 블랜타이어에 컨벤션센터를 짓겠다고 하자 말라위 정부는 간디 동상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말라위 정부는 간디가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식민주의에 맞서 투쟁한 역할을 인정해 동상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동상이 실제로 건립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간디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간디의 손자이자 전기작가인 라즈모한 간디는 할아버지가 흑인에 대해 무지했고, 편견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유명한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는 간디가 불평등한 카스트제도를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에서 간디 동상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도 가나 대학에서 간디 동상을 철거하자는 운동이 교수들을 중심으로 일었고 결국 가나 외무부는 동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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