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륜공단 노조 "공단 내부고발자 신원 노출됐다" 주장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창원시 산하기관인 창원경륜공단 부정행위에 대해 감사를 요청한 내부고발자 신원이 지방자치단체 행정처리 과정에서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창원경륜공단 일반직 노동조합(이하 일반노조)에 따르면 노조원 A씨는 올 8월 말 '공단과 공단노조 자판기 운영권 이관 관련 조사 내용'이라는 민원을 경남도 감사관실에 요청했다.
창원경륜공단에는 제1노조와 일반노조인 제2노조가 있는데 사측과 가까운 제1노조가 공단 내 자판기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금전적 특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달 3일 도 감사관실은 민원 관련 공문을 창원시로 이송했고 시는 다시 이를 공단 감사담당 부서로 보냈다.
도와 시는 공문을 이송하며 '민원 제출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민원인 인적사항 등에 대하여 보안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명기했다.
그런데 공단에 공문이 접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단 직원 한 명이 A씨를 찾아와 '공단이 어려운 현실에 처해 이를 극복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이는데 어떻게 감사를 청구해 공단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직원은 망신주기 목적에서 A씨 이름을 적시한 문자를 공단 내부에 퍼뜨리기도 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A씨가 노조 사무실과 멀리 떨어진 타 부서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일반노조는 담당 부서인 클린평가감사팀이 아닌 문서를 취급하는 총무회계팀이 시로부터 공문을 접수했고, 해당 부서에 있던 피고발인이 A씨 신원을 다른 사람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공문이 공단에 접수된 지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A씨 신분이 공개됐다"며 "내부고발자 신분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보안이 지켜지지 않아 임원진에 항의했으나 법대로 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분개했다.
이어 "A씨 전보 발령은 조합원이 없는 곳에서 노조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방해하려는 부당전보"라며 "내부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히도록 누군가 공단 직원들에게 A씨 실명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공단 측은 답변을 해줄 담당자가 없어 아직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일반노조는 최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창원지검에 제출하고 A씨에 대한 부당전보를 철회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