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처음 온 美항모 레이건호 언론에 비행갑판 공개
한라산 배경으로 우뚝…제5항모강습단 "아름다운 제주문화 체험 기회될 것"
(서귀포=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푸른 바다 위 로널드레이건호가 한라산을 배경으로 우뚝 솟았다. 멀리서도 한 번에 눈길을 끌었다.
12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는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군함들로 빼곡했다.
그중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 76·10만4천200t급)는 그 크기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실제 로널드레이건호는 길이 333m·폭 77m·높이 33m로 서울 여의도의 63빌딩을 눕힌 길이(249m·안테나 포함 274m)보다 길고, 함교를 포함해 20층이나 된다.
이날 제5항모강습단은 국내외 언론에 비행갑판만을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한 레이건호를 오른 취재진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항공모함 이름의 주인공인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입구를 들어서자 그를 기념하기 위한 실물 크기 동상이 위상을 뽐냈다.
이어 좁고 가파른 계단을 네 번 오르자 비행갑판에 다다랐다. 축구장 세 개를 합친 넓이인 갑판에는 이날 항공기 20여 대가 결박돼 있었다. 강한 바닷바람이 불자 갑판 위에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해군 몇몇은 자신이 맡은 항공기를 차분히 정비하고 있었다.
제5항모강습단을 이끄는 토마스 칼 해군 준장은 "제주에 머무는 동안 관함식에 참석한 국가들과 함께 체육행사와 항모 개방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관함식은 우리 승조원들이 아름다운 제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정마을 주민도 우리 승조원과 만날 기회를 갖고 교류하다 보면 우리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 해군은 평화와 안녕을 위해 한국 해군과 함께 일하겠다"고 밝혔다.
1시간가량의 짧은 내부 공개 행사가 끝나고 배에서 내리자 항모의 장병들이 외출하고 있었다.
이들은 푸른 바다와 이날따라 유난히 가깝게 보이는 한라산을 카메라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로널드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으로 승조원이 5천700여 명이나 승선한다. 슈퍼호넷(F/A-18) 전투기, 그라울러 전자전기(EA-18G), 공중조기경보기(E-2C)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수십 여대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국가의 국방력과 비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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