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 약 한 달 만에 고위급회담…합의 이행 속도
철도·도로·이산가족·산림·보건의료·체육 등 후속회담 일정 논의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남북이 15일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여는 데 합의하면서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에 탄력이 붙게 됐다.
남북 정상 간의 합의사항 이행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인 만큼 대체로 큰 무리 없이 분야별 후속회담 일정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및 북측 구간 현대화를 위한 회담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공동선언에는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연내 착공식을 위해 이달 중에는 북측 구간 철도에 대한 현지공동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남측 인원과 열차를 투입하는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는 지난 8월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행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불발된 상태다.
이번 회담에서 현지공동조사 일정에 합의하면 정부는 이 내용을 토대로 유엔사와 협의를 하고 본격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조속한 개소를 위한 적십자회담 일정도 고위급회담에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면회소를 개보수해 상설면회소로 사용하겠다는 게 남북의 계획으로, 적십자회담에서 면회소 개보수를 위한 세부 일정과 계획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면회소 몰수 조치 해제에 동의한 만큼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가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
특히 남북 정상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이를 위한 화상상봉 및 영상편지 교환 우선 추진에 합의한 만큼 이런 문제도 적십자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산림 분야 협력은 물론 전염성 질병 방지를 위한 방역 및 보건의료 협력 방안과 이를 위한 후속 논의 일정도 고위급회담의 협의 대상이다.
10월 중 하기로 한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과 2020년 하계올림픽 공동 진출 및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등의 이행방안을 위한 회담 일정도 마찬가지다.
고위급회담에서는 평양공동선언에서 조속 가동에 합의한 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군사공동위원회는 한반도 전쟁위험 제거를 골자로 하는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 점검을 위한 것으로 평양공동선언의 핵심적 합의로 꼽힌다.
통일부 당국자는 "군사공동위원회 조속 가동이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돼 있고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협의하는 고위급회담이니 관련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고위급회담에서는 큰 틀에서의 협의만 하고 세부 논의는 군 당국 간 회담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급회담 대표단 명단은 남북 간 협의를 거쳐 이번 주말에 정해질 예정이다.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으로 하고 의제별 담당 부처 차관 등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구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후에도 6월 1일 고위급회담을 열어 장성급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체육회담 날짜를 확정했다. 철도도로 분과회담과 산림협력 분과회담 등을 여는 데도 합의했다.
당시 남측에서는 조 장관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 대표로 나섰는데 이번에는 의제에 따라 소폭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북측 대표단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됐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