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멕시코 치안…해변 휴양도시서 암매장 시신 6구 발견

입력 2018-10-12 03:10
'고삐풀린' 멕시코 치안…해변 휴양도시서 암매장 시신 6구 발견

해군 아카풀코 빈민가서 찾아…과나후아토선 교통경찰 국장 취임 직후 피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태평양 휴양도시인 아카풀코에서 암매장된 시신 6구가 발견됐다고 엑셀시오르 등 현지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레로 주 치안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아카풀코 관광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빈민가에 있는 한 가옥에 암매장된 남성 시신 6구를 발견했다.

거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시신 중 일부는 손과 발이 결박된 채였다. 한 시신의 목에는 철삿줄이 감겨 있었다.

시신들은 모두 4개의 구덩이에 묻혀 있었다. 멕시코의 마약 갱단과 납치 전문 조직들은 희생자들을 처분하려고 종종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매장하곤 한다.

게레로 주를 비롯해 치안이 불안한 다른 주의 시신 안치소에는 암매장지와 길거리에서 발견된 무연고 시신이 넘쳐난다.

그러나 현지 법에 따라 멕시코에서는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좀처럼 시신을 화장하거나 매장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무연고 시신을 보관할 장소가 턱없이 부족해 냉동 트럭을 이용할 정도다.

아카풀코는 최근 자치 경찰이 범죄조직과의 결탁 가능성으로 집단 무장해제당한 곳이다. 현재 해군과 연방경찰 등이 아카풀코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여겨진 중북부 과나후아토의 치안도 올해 들어 급격히 불안해지고 있다.

전날 살라망카 시내 한복판서 사지가 절단된 시신 더미가 발견됐다. 토막 난 시신 더미 위에는 손으로 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의 첫 글자가 포함된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당국이 시신을 정리해보니 남성 2명의 사지가 절단된 것으로 판명됐다.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은 최근 정유소가 들어선 이 지역에 진출했다. 국영기업이 설치한 송유관에서 석유를 빼돌려 팔려는 목적에서다.

과나후아토 주에 있는 다른 도시인 아파세오에서는 시 교통담당 경찰 국장인 산토스 알론소 세리토스가 취임한 지 몇 시간 뒤에 괴한들의 총격에 숨졌다.

세리토스는 이번 주에 취임한 카르멘 오르티스 시장이 임명한 인물이다. 오르티스는 지난 5월 시장 선거에 나선 남편 레메디오스 아기레가 피살되자 대신 출마해 당선됐다.

멕시코에서는 마약갱단의 결탁 요청을 거부한 시장이나 자치단체 치안 담당자가 피살되는 일이 잦다.

과나후아토 주의 살인율은 전국 평균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국 평균의 약 두 배로 치솟았다. 당국은 석유 절도 이권을 둘러싼 갱단 간의 암투 탓에 치안이 불안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