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쇼크에 금융시장 출렁…주식ㆍ원화 가치 동반 하락
채권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강세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미국 증시 쇼크로 11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8.94포인트(4.44%) 떨어진 2,129.67로 마감하며 지난해 4월 12일(2,128.91) 이후 1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은 2011년 9월 23일(103.11포인트)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4천8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8거래일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조2천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40.12포인트(5.37%) 떨어진 707.38로 장을 마쳤다. 작년 11월 7일(701.14)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의 하루 하락률로는 2016년 2월 12일(-6.06%) 이후 2년 8개월 만에 제일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달러당 10.4원 오른 1,144.4원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원화 값은 작년 9월 29일(1,145.4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와 원화 가치의 동반 급락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경기 불확실성까지 부각되면서 신흥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대형 악재가 상존하는 가운데 미국 경기 사이클에 대한 우려까지 부각되며 패시브 자금의 신흥시장 비중 축소로 이어졌다"며 "특히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서 두 번째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증시의 낙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000030]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라며 "특히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으로 크게 하락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4.7bp(1bp=0.01%p) 떨어진 연 2.012%로 장을 마쳤다.
10년물은 연 2.361%로 5.2bp 하락했고,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5.5bp, 1.5bp 내렸다.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5.6bp, 4.5bp, 4.3bp 하락 마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006800]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안전자산 선호로 간밤 미국에서도 미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면서 "다만 금리인상 이슈가 남아 있어 낙폭은 주가에 비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장기채 중심으로 저가매수가 들어오며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4천800계약 이상 순매수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는 '셀코리아'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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