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위험 대비해야"

입력 2018-10-11 14:56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위험 대비해야"

골드만삭스·씨티그룹·JP모건 등 美월가 경고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다음 주께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6개월간 위안화는 달러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도적으로 방치해 무역전쟁의 충격에 대비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으로부터 중국을 1994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이 미국 교역촉진법상 심층 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3가지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무역 목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작했다고 재무부가 결론 내리면 환율조작국으로 정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 자신들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라면서도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에서 환율 문제가 핵심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작국으로 공식 선언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자크 판들 글로벌 외환 전략 공동 부문장은 "재무부가 폭넓은 무역 목표를 위해 보고서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이를 양국 무역갈등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태만하게 위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는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환율이 무역협상에서 계속 핵심이 될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한 후 중국 정책결정자들이 떨어지는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재무부가 환율조작국의 3가지 공식 기준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미국이 환율 조작 공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 공식 지정한다면 이를 새로운 관세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후이도 트럼프가 이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나 중요한 경제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는 최근 위안화 절하를 우려한다고 했으며, 므누신 장관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환율 문제를 "매우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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