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극에 놀란 프랑스, 구글에 "교도소 사진 지워달라"
법무장관 "교도소 사진·위치정보 등 보안정보 삭제 요구했으나 조치 없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법무부가 구글에 자국 교도소 사진을 웹에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헬리콥터까지 탈취해 교도소를 탈옥한 무장강도 탈주범을 석 달 만에 겨우 검거한 프랑스는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교도소의 전경과 내부 사진 등 민감한 정보가 범죄를 용이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구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니콜 벨루베 프랑스 법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RTL 방송에 출연해 "인터넷에 우리의 교정시설과 같은 보안 관련 건물들의 사진이 널려 있다는 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벨루베 장관은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에 자국 교도소들의 사진과 위치정보 등 민감한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서한을 보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구글의 관계자들에게 면담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프랑스 법무부 장관의 이런 요구는 석 달 전 극적으로 탈옥한 악명높은 무장강도 탈주범 레두안 파이드 사건 때문이다.
여러 차례의 무장강도와 탈옥으로 파리 외곽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파이드는 외부 공범들을 통해 사전에 감옥 인근에 드론(무인항공기)까지 띄워 지형지물을 숙지한 뒤 헬리콥터까지 탈취해 지난 7월 1일 탈옥에 성공했다.
파이드는 공범들이 조종사를 위협해 헬리콥터를 몰고 온 뒤 교도소 마당에서 유일하게 비행금지용 안전망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 헬기를 착륙시키자 이를 타고 달아났다.
프랑스 당국은 공범들의 도움 외에도 인터넷 검색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교도소의 내부 사진과 하늘에서 촬영한 항공사진 등이 도주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드는 신출귀몰한 도주로 프랑스 경찰의 애를 먹이다가 지난 3일 파리 근교에서 체포됐으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고 한다.
구글 측은 프랑스 정부의 요구에 대해 자사의 검색엔진은 외부에서 가져온 사진들을 노출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협력업체들에 법규 준수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협력업체들에 (보안 관련 시설 등) 민감한 위치정보 리스트를 제공해 가능한 한 조속히 법규 준수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원자력 발전소나 군사시설 등의 사진과 위치정보 등이 포함된다고 구글 측은 덧붙였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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