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경찰, 적도 기니 부통령 돈세탁 혐의로 조사
고급시계·현금 등 180억원 상당 압수…부동산 취득 등 시도 의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경찰이 지난달 중순 현금과 귀중품을 숨겨 브라질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적도 기니 부통령을 돈세탁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테오도로 은게마 오비앙 망게(49) 적도 기니 부통령이 현금과 귀중품을 몰래 들여와 부동산 취득 등의 방법으로 돈세탁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비앙 부통령은 일행과 함께 지난달 14일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 시 인근 비라코푸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현금과 귀중품이 든 가방을 압수당했다.
압수된 물품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고급 시계 20개와 현금 등을 합쳐 1천600만 달러(약 180억 원)에 달했다.
연방경찰은 적도 기니 부통령 일행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이틀간 억류했다가 강제귀국 조치했다.
당시 브라질리아 주재 적도 기니 대사관 측은 "오비앙 부통령은 브라질 의료기관을 찾아 검진을 받은 후 공식 일정을 위해 싱가포르로 갈 예정이었다"면서 압수된 현금과 귀중품은 공식 업무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오비앙 부통령은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의 장남이다. 은게마 대통령은 1979년 삼촌을 내몰고 권력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49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세계 최장기 집권자다.
오비앙 부통령은 지난 2015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 축제에서 베이자-플로르 삼바학교를 재정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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