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민간신용 디레버리징 고민할 시점"

입력 2018-10-10 17:06
한은 금통위원 "민간신용 디레버리징 고민할 시점"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체감과 차이…비은행 통계도 분석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민간신용 증가세를 억제하고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택가격 상승에도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은 금통위가 금융 안정도 소홀히 다루고 있지 않다는 반박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은이 10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9월 20일 개최)을 보면 A 금통위원은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함께 고려해 펀더멘털 차원에서 민간신용 증가 수준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부채 증가가 그간 금리 인하 부작용으로 지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에서 금융안정 강조 기조는 점차 짙어지고 있다.

7월 회의에선 이일형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2명의 의원이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데 이어 8월에는 이 위원이 재차 인상 소수의견을 내고 위원 3명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B 위원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의 큰 폭 상승과 관련해 일각에서 금통위가 경기, 물가 등 거시경제 이슈에 비해 가계부채, 부동산가격 등 금융안정 이슈를 상대적으로 덜 중시한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보도자료·기자설명회를 통해 금통위가 다양한 금융안정 이슈들을 충분히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잘 커뮤니케이션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 부채 건전성을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C 위원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고소득, 고신용 차주 비중이 높고 연체율이 낮아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제 체감과 차이가 있어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또 다른 위원도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비은행금융기관 통계를 확보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원인과 동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D 위원은 "주택수급 상황 파악 시 재건축의 경우 멸실주택이 증가하지만 시차를 두고 주택 공급도 늘어나는 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주택수급 상황 등 공급여건과 가격변동에 따른 투자자 수요변화와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해 시장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 위원은 "앞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수도권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경우 공실인 주택이 상당 부분 레버리지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의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 위원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을 보면 신규주택과 기존주택의 움직임이 상이한 것으로 보여 수도권 주택시장 분석 시 이들 매매가격 동향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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