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범기 디자인 상품 세계 곳곳서 버젓이 판매…대책 시급"

입력 2018-10-10 10:52
"日 전범기 디자인 상품 세계 곳곳서 버젓이 판매…대책 시급"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감 자료…각국 쇼핑사이트 조사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아시아, 미주, 유럽지역 등 세계 곳곳에서 일본 전범기(욱일기) 디자인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실이 세계 각국의 인터넷 쇼핑사이트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범기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이 각국 인터넷 쇼핑사이트에서 광범위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 등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있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제품 유형은 의류를 비롯해 운동화, 스포츠 양말, 머그잔, 가방, 베개 커버, 모자 등 실생활에 흔히 사용하는 상품에서부터 아이패드 파우치, 마우스, 스피커, 헤드셋, 등 전자제품과 머니클립, 차량용 스티커 등 액세서리까지 다양하다.

미국의 경우 쇼핑몰 아마존, 이베이에서 대다수 전범기 디자인 상품이 판매되고, 티셔츠 9달러, 아이패드 파우치 20달러, 모자 14달러, 원피스 29달러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조사 대상 국가들 가운데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라틴아메리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 리브레' 쇼핑사이트에서는 전범기 디자인 헤드셋이 894달러, 스피커 733달러 등 고가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

영국의 쇼핑사이트에서는 스포츠 양말, 머그잔, 가방, 손톱깍기 세트, 핸드폰케이스, 후드티, 아이스하키 폭 등 전범기 디자인을 한 상품이 대거 발견됐다.

심 의원은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당기였던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 형상)의 사용을 법률로 사용을 금지했다"고 상기하면서 "전범기인 욱일기 디자인을 한 상품이 여전히 각국에서 유통되는 것은 그 깃발의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부가 '문제 제기 및 주의 환기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히지만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전범기 디자인 상품을 만들거나 판매하지 못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거나 관련 기관의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의 활동을 펼치는 것이 대응의 전부인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심 의원은 "현재 조사된 국가 외에도 전범기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이 온라인에 훨씬 더 많을 수 있고, 오프라인 판매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이라며 "국제학술대회, 세미나,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전범기가 의미하는 바를 국제사회에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gh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