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청각 신경종양 내시경 수술 성공…아시아 최초"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그동안 머리를 여는 개두술이나 '감마나이프'만을 이용해 치료가 가능했던 청신경 종양의 내시경 수술을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성공시켰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팀은 청신경 종양 환자 7명을 대상으로 내시경만을 이용해 개두술 없이 외이도(귓구멍)를 통한 전정신경초종(청신경초종) 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라고 세브란스병원은 설명했다.
청신경 종양은 뇌신경 중에서 평형감각과 청각을 담당하는 전정달팽이 신경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대개 40~50대에 많이 발생하며 청력감퇴나 이명(귀울림), 어지럼증 등을 동반한다. 종양이 커지면 신경을 압박해 안면마비나 보행 불가능 등이 나타난다.
그동안 청신경 종양은 머리를 여는 수술이나 감마나이프를 통해 치료해왔다. 하지만 수술의 경우 머리를 열기 때문에 신경학적인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감마나이프의 경우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어서 재발 우려가 컸다.
반면 내시경 수술은 기존 수술과 달리 귓구멍으로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내이도까지 넣어 종양을 제거하므로 환자에 부담은 적은 반면 종양을 제거하는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문 교수팀이 집도한 7명 환자 모두 내시경 수술을 통해 안면신경 마비 없이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다.
또 이들의 평균 수술 시간은 194분으로 기존 수술방법(351.6분)보다 짧았고, 입원 기간도 7.4일로 수술(9일)했을 때보다 줄었다.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수술 상처가 보이지 않으며 후유증이 적어 기존 방법(69.8/100점)보다 수술 만족도도 86.5점으로 높았다.
문 교수는 "작은 종양의 경우 개두술과 피부절개 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 있어 환자에게 부담이 적고 수술 시간이나 회복시간, 미용상의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두개저(뇌를 떠받치는 두개골의 바닥뼈) 수술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Neurological Surgery Part B : Skull Base)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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