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마이클 3등급으로 강화…美플로리다에 '비상사태' 선포(종합)
상륙시 4등급 수준으로 위력 커질 듯…주민 14만명에 대피령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멕시코만에서 미국 남동부로 북상 중인 허리케인 '마이클'이 메이저급 허리케인의 위력을 갖추고 곧 미 플로리다 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미 재난당국이 9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지난달 중순 최소 39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캐롤라이나 지역을 강타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허리케인이 미 남동부 지역을 덮친 것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와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전날 열대성 폭풍에서 카테고리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운 마이클은 이날 오후 현재 최고 시속 120마일(195㎞)의 위력을 갖춘 카테고리 3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NHC는 마이클이 현재 플로리다 반도에서 235마일(375㎞)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북상 중이며, 플로리다에 도달했을 때에는 카테고리 4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세다. 카테고리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마이클의 세력이 약해지는 것은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조지아주 등 미 남동쪽에 상륙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토안보부 등 당국의 재난 대비·구호 지원 노력을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를 통해 "주와 지방정부의 지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대비하고, 주의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재난당국은 팬핸들 해안지역 저지대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다.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14만여 명에 달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켄 그레이엄 국립허리케인센터 국장은 "재난 담당 관리들이 떠나라고 하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권고했다.
[로이터 제공]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괴물 허리케인이 몇 시간 후면 도달할지 모른다. 강한 바람과 폭풍해일, 폭우를 동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집을 보호하기 위해 판자를 둘러치고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상점에는 생필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주유소에도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기상청은 플로리다 빅벤드 지역에 최고 12피트(3.7m)의 폭풍해일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플로리다 지역의 예상 강우량은 하루 3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후 주 후반에는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지역까지 강우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이클로 인해 이미 멕시코만에서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각각 40%, 2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석유기업들은 원유시설에서 인력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미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에는 열대성 폭풍으로 통과한 허리케인 마이클과 또 다른 열대성 폭풍의 영향으로 홍수,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주민 10여 명이 사망했다.
플로리다 주는 다음 달 6일 중간선거 유권자 등록 마감일이 9일까지로 돼 있지만, 허리케인 상륙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등록 마감일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현지 웨더채널은 마이클이 팬핸들 지역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중 13년 만에 가장 강한 위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