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호수 정화 사기극' 전 과테말라 부통령 징역 15년 6개월형
법원 "국가 상대 사기범죄 네트워크 주도"…함께 기소된 9명도 유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전 과테말라 부통령이 부패 혐의로 징역 15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고 엘 페리오디코 등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테말라 법원은 이날 록사나 발데티(56) 전 부통령의 사기와 권력남용, 오염 호수 정화를 위한 공공사업 발주와 관련한 불법 결탁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발데티와 함께 기소된 9명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발데티의 남동생 마리오는 징역 13년형을, 호수 정화 사업을 수주한 이스라엘 업체 대표인 우리 로이트만은 징역 11년형을 각각 받았다.
법원은 "발데티가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친 범죄 네트워크를 이끌었다"라고 판시했다.
발데티는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아마티틀란 호수 정화를 위한 1천800만 달러 규모의 공공사업을 이스라엘 업체가 수주하도록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사업을 수주한 이스라엘 업체는 실제로 200만 달러만 받았고 나머지 대금은 유령회사나 개인 은행 계좌로 이체됐다.
이 사건은 환경단체가 2016년 호수 정화에 사용된 화합물이 단순하게 소금과 물의 혼합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발데티는 다른 3건의 부패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미국은 마약밀매 등 혐의로 발데티의 신병 인도를 요청해왔다.
과테말라 정부는 지난해 발데티가 국내에서 기소된 여러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은 후 미국에 신병을 인도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발데티는 세관 뇌물 비리로 2015년 5월 사임한 뒤 구속됐다. 같은 해 9월 오토 페레스 몰리나 전 과테말라 대통령도 세관 뇌물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사임한 뒤 수감됐다.
당시 유엔 산하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가 세관비리 혐의를 파헤쳐 두 사람의 사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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