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세종역 논의 중단해야"…이해찬 "충북만 반대"(종합)
이시종 공개적 중단 요구 불구 이 대표 장기적 추진 의지 밝혀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이시종 충북지사가 KTX 세종역 신설을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앞에서 이 사업에 대한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시종 지사는 8일 오후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과 충북도의 예산정책협의회의 인사말을 통해 "KTX 세종역 신설 문제가 충청권 상생 차원에서 더는 나오지 않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역 신설은 충청권의 심각한 갈등과 (고속철도의) 저속철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충북도민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종역 신설은 세종이 지역구인 이 대표가 2016년 총선에서 거론하면서 불거졌으나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충청권 자치단체의 합의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종식됐다.
그러나 최근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 대표가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재가동하기로 하는 등 충북지역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충북도의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린 것이어서 이 지사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 지사는 충북지역의 여론을 전달하는 형식을 밟았지만, 직설화법으로 이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세종역 신설 논의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 지사가 지역에서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 충북도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에 이어 인사말에 나선 이 대표는 세종역 신설문제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충북도가 요구한 충북선 고속화사업을 당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이 대표는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세종역 신설)을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다 찬성한다"며 "현재는 (세종역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추진에 필요한 점수가) 좋지 않아 사업을 추진할수도 없고, 예비타당성조사도 다시 신청하지 않았는데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요구하면 세종시는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간이 지나 인구가 늘고 교통량의 변화가 생기는 등 상황이 바뀌면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충북도가 요구한) 강호축이라는 큰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충북이) 작은 간이역을 반대해서 되겠느냐"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장기적으로 세종역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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