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사용' 北화물기, 블라디보스토크행…김정은 방러 임박?
김정은 전용차 운송한 화물기 비정기편으로 운항…"방러 준비 가능성 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화물기가 지난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플라이트레이다24 등에 따르면, 1차 북미회담 당시 사용됐던 북한 화물기 P-914(일류신-76MD)가 전날 평양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벤츠 전용차 등 화물을 운송했던 이 화물기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당일 다시 평양으로 돌아갔다.
이날은 북한 고려항공의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정규편이 운항하지 않는 날로 P-914는 관제 콜사인이 없이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의 동선에 앞서 움직이는 화물기가 비정기편으로 운항하면서 김 위원장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지난 2일 북한 화물기 3대가 7일 평양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할 예정이며, 이는 양국 간 정기여객선 운항 일정과 맞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P-914 화물기 외에 나머지 2대의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6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러시아로 향했으며, 최 부상은 북핵 문제와 함께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8일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하기도 해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2002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을 되짚으며, 그 의미를 선전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오후 '방문기 - 원동(극동)이 간직한 추억, 인민적 지도자'라는 제목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취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방러 당시 흔적을 회고한 26분 30초 길이의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중앙TV에 따르면 이번 취재는 현지 방송사가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을 맞아 '공동촬영'을 제의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것은 북미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첫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김 위원장의 방러 준비가 아니라면 지난 7월과 마찬가지로 북러 경제협력 활동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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