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날' 논란…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市, 기념일 취소

입력 2018-10-08 11:38
'콜럼버스의 날' 논란…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市, 기념일 취소

공휴 대신 평소처럼 업무…"다양성 포용을 위한 도약"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을 딴 도시, 미국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시가 관례를 깨고 올해 '콜럼버스의 날'을 기념하지 않기로 했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럼버스의 날은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미국 연방 국경일이다.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로 지정돼 있으며 올해는 8일이다.

이날 콜럼버스시는 8일에도 관공서와 사업체 업무를 평상시와 같이 유지하고, 대신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을 기념해 월요일인 11월 12일에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앤드루 진더 시장의 대변인인 로빈 데이비스는 AP에 "이곳 콜럼버스에 많은 재향군인이 있다"며 "그들을 기리며 재향군인의 날에 휴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다만 이번 결정은 국경일인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는 움직임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콜럼버스가 아니라 이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있던 원주민을 기억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콜럼버스의 날 대신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오벌린시가 2017년에, 신시내티시가 지난주에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이름을 바꿨다.

반면 오하이오주 중에서도 이탈리아계가 많은 클리블랜드시는 계속해서 콜럼버스의 날을 기념하기로 했고, 지난해 개명을 추진했던 애크런시도 논란 끝에 결국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원주민 권익 보호 단체는 "다양성 포용을 위한 또 다른 도약"이라며 콜럼버스시의 결정을 반겼다.

중부 오하이오의 아메리카 원주민 센터의 타이론 스미스는 AP에 "과거는 과거고, 때로는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며 "콜럼버스시의 조치는 모두를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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