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속 성장한 한글…EBS 특집 다큐멘터리

입력 2018-10-08 09:41
전란 속 성장한 한글…EBS 특집 다큐멘터리

내일 밤 9시 50분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EBS 1TV는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밤 9시 50분에 특집 다큐멘터리 '다큐프라임-한글, 전란 속에 성장하다'를 방송한다고 8일 밝혔다.

'한글, 전란 속에 성장하다'는 한글이 임진왜란을 거치며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어 이 땅의 주체적 문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다양한 사료와 이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선조실록에는 임진왜란 당시, 왕이 한글을 통해 백성들과 직접 소통한 여러 기록이 남아 있다. '백성에게 이르는 글이다'라고 시작하는 '선조국문유서'는 선조가 백성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한글로 작성한 문서로, 임진왜란 시기 전황과 조선 시대 한글 쓰임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신병주 건국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선조국문유서'의 의미를 "현대의 대통령이 다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국민과 직접 대화를 해 보겠다고 말하는 상황과도 닮아 있는 모습"이라며 "선조가 소위 언문 교서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전쟁의 다급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식적인 글이나 문서는 한문으로만 작성하던 시대에 임금이 한글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면서 백성과 소통한 사실을 볼 때, 한글은 당시 온 백성의 언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는 사회적 성장과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들은 임진왜란이라는 국가 위기 상황과 급변하는 조선 사회 속에서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어 이 땅의 주체적 문자로 자리매김하는 한글을 보여준다.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 한글이 변화하는 모습은 많은 한글 편지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1592년 12월,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학봉 김성일은 안동의 부인에게 고향에 있는 아내와 가족을 그리는 마음을 한글 편지로 적어 보냈다. 이는 당시 한글은 임금은 물론, 양반 남성들도 일상에서 쓰는 문자였음을 보여준다.

1500년대 중후반에 쓴 순천김씨 한글 편지는 당시 서민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특히, 1490년대로 추정되는 나신걸 군관이 아내에게 쓴 한글 편지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다.

임진왜란 직후, 17세기 초 현풍 곽씨의 한글 편지에는 장모에게 아이들 한글 교육을 부탁하는 내용도 있어서 한글 교육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한글의 성장과 함께, 편지 속 조선의 흥미로운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즐거움 또한 쏠쏠하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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