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커먼 연기 피어올라"
고양 대한송유관공사 휘발유 탱크 폭발…"인명피해 없어"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최재훈 기자 = "'펑'하는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보니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라 119에 바로 신고했지요"
7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의 휘발유 탱크에서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저유소 앞 밭에서 시금치와 열무 농사를 짓는 서흥식(71)씨는 "평소 저유소 위쪽에서 문산-서울간 고속도로 공사를 해 자주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달리 소리가 너무 크다 싶어 돌아보니 불기둥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 때문에 불이 났는지는 몰라도 열기가 너무 뜨거워 비닐하우스가 녹을까 걱정"이라며 연신 바가지에 물을 떠 하우스에 뿌렸다.
인근 밭에서 농작물을 돌보던 이재환(73) 씨는 "폭발음이 너무 커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면서 "잠시 뒤 뒤를 돌아보니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아 저유소에 달려가 불이 난 것을 알렸다"고 말했다.
화재는 4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소강상태를 보이다 정오께 다시 2차 폭발이 일어났다.
가족들과 점심을 위해 화재 장소 옆을 지나던 허성환(41) 씨는 "시커먼 연기가 공중으로 30여m 이상 치솟은 것 같다"면서 "이를 보기 위해 차들이 정차하면서 교통사고가 날 뻔 했다"고 했다.
이날 시커먼 연기는 20여㎞ 떨어진 파주 운정 신도시에서도 관찰될 정도였다.
다행히 오후 2시 30분 현재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주변으로 불이 번지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기둥이 잦아들지 않고, 소방관들도 열기 때문에 100m 안으로 접근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김권운 고양소방서장은 "저유소의 탱크가 선루프식 탱크"라며 "유류 특성상 폭발할 위험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추가 대형폭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안에 열기가 상당해 소방관들도 100m까지만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불이 붙은 유류 탱크에서 조심스럽게 배유(기름을 빼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유소 상공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산림청과 소방본부 헬기가 수시로 물을 뿌리며 불이 인근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다.
여기에 저유소 안팎에는 화재 현장을 취재하려는 국내 방송사 등 언론사 기자 70여명이 포진했다.
앞서 고양시는 이날 낮 12시 35분께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화재 현장 인근 주민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진화가 완료되는 대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원인 조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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