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공공기관부채 커지면 위험…철저히 관리해야
(서울=연합뉴스) 공공기관 부채가 올해부터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 중장기 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39개 주요 공공기관 부채가 올해 480조8천억 원으로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공공기관 부채는 올해부터 매년 늘어나 2022년에는 54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는 올해 128조1천억 원에서 2022년 150조4천억 원으로, 한국전력은 55조4천억 원에서 75조3천억 원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공기관 부채는 결국 국민의 부담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사업확대와 투자증가로 부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공사업을 늘리다 보니 채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듯한 반응이다. 물론, 정부의 이런 입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핵심적 목표는 이윤을 내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과 저소득층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상황에 따라서는 돈을 빌려 투자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공공기관 부채도 결국 정부 부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부채가 지나치게 불어나면 이를 갚는 데 정부재정을 동원해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부 재정적자가 심해지면 경제위기 시에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국가신인도가 하락해 외국자본이 철수하는 등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해당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든 바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가 경제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줬던 전형적인 사례였다. 최근에도 지속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 위기도 정부 재정적자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도 공공기관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공공기관 사업의 효율성을 꾀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공적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성과를 철저히 평가해서 필요한 일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지나친 고액연봉, 조직의 방만한 확대 등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기관들이 공적 사업을 지속해서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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