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시대'…"저금리가 고용규모 축소시킬 가능성"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과거와 달리 금리를 낮춰도 오히려 고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브리프에 실린 '자동화 기술 도입과 통화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기술로 자본과 노동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경쟁적인 관계로 변모했을 가능성이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학 연구에서는 생산과정에서 자본과 노동이 완전 대체 가능한 관계가 됐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자본을 통해 도입된 자동화 기술이 생산과정에서 노동을 대체하면서 자연히 노동 투입이 감소하고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하락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지속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빠르게 회복된 반면 실업률은 더디게 개선됐다.
이는 그간 통화정책과 고용 효과 관련 경제 이론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기존 거시경제학에서는 금리를 낮추면 기업의 투자가 촉진돼 자본과 상호보완적 관계인 노동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봤다.
문제는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로봇 시장이며, 자동화 기술이 선도적으로 도입된 국가라는 점이다.
결국 한국에서 통화 완화적인 저금리 정책을 펼칠수록 고용 규모가 축소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국내 경제 문제 가운데 지지부진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 같은 지적은 함의가 있다.
김석기 연구위원은 "한국은 자동화 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관련 연구의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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