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자루 쌓고 천막 동여매고…태풍 '차바' 악몽에 울산 초긴장

입력 2018-10-06 11:50
수정 2018-10-06 11:56
모래자루 쌓고 천막 동여매고…태풍 '차바' 악몽에 울산 초긴장

2년전 차바와 같은 경로 '콩레이' 관통에 태화시장 상인들 점포 다 닫아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6일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2년 전 태풍 '차바' 때 큰 피해를 당한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상인들은 초긴장 상태다.

특히 이번 태풍 이동 경로가 차바 때와 비슷한 데다가 날짜마저 하루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상인들은 악몽이 재현될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찾은 태화시장은 태풍이 근접하면서 많은 비가 쏟아져 내렸다.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길을 지나는 사람만 드문드문 보일 뿐 손님은 없었다.

평소 상점과 노점 등 300여개가 있지만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굳게 닫힌 상점 앞에는 상인들이 미리 쌓아둔 모래주머니가 2단, 3단으로 놓여 있었고 평소 가게 밖에 놔둔 냉장고며 상품 진열대는 모두 두꺼운 천으로 꽉꽉 묶여 있었다.

채소나 과일가게 앞은 대형 텐트를 친 듯 큰 천막으로 완전히 덮였고 강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20ℓ 물통 여러 개가 바닥과 닫는 부분을 누르고 있었다.

정육점과 철물점, 두부 가게 등 그나마 문을 연 몇몇 가게 주인들은 손님을 기다리기보다 가게를 지키려는 분위기였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장모(44)씨는 "차바 때와 비슷하다고 하니 너무 불안해서 가게를 살피러 온 김에 문을 열어 둔 것"이라며 "사람이 다칠까 봐 태풍이 빠져나가기 전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들도 "폭우가 쏟아지니 차바 때가 생각나서 심장이 뛰고 머리가 아프다"며 "이번 태풍이 제발 무사히 지나가기 만을 바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태화시장은 2006년 10월 5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차바 때 시간당 139㎜의 비가 쏟아부으면서 빗물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300여 개 점포와 노점이 대부분 물에 잠겼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상인회와 태화동주민센터 직원들은 비슷한 피해를 막고자 비옷을 입고 수시로 시장을 둘러보며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중구는 태풍 피해에 대비해 대형 양수기 2대를 태화시장 주변에 배치했으며 태화동주민센터를 포함한 각 주민센터와 배수장에 양수기 140대가량을 지원했다.

또 중구 일대 침수 위험지역과 주민센터 등에 모래자루 7천개를 배부했다.

울산은 현재 시간당 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며 울주군 삼동지역은 오전 11시 현재까지 22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순간최대풍속은 도심에서 초속 22m 이상, 울주군 간절곶은 39.2m까지 강하게 불었다.

울산기상대 관계자는 "태풍이 오후 1시께 울산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오후 3시까지가 최대 고비로 보인다"며 "태풍이 빠져나갈 때까지 20∼60㎜가량 비가 더 내리겠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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