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양서 사실상 고위급회담…평양공동선언 이행 논의(종합2보)

입력 2018-10-05 20:14
수정 2018-10-05 20:17
남북, 평양서 사실상 고위급회담…평양공동선언 이행 논의(종합2보)

10·4선언 기념행사 계기…"남북공동사무소 통해 후속 논의"



(평양·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백나리 정빛나 기자 = 남북은 5일 10·4선언 기념행사를 위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방북한 계기에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를 하고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 등을 논의했다.

평양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협의에는 남측에서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임상섭 산림청 산림정책국 국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5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성 부상, 한상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최명일 조평통 참사 등 5명이 나왔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대면 협의를 한 만큼 사실상 고위급회담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후 6시께부터 50여분간 진행된 협의에서는 지난달 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 등이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발표되지 않았다.

조 장관은 협의 뒤 취재진과 만나 "정식 회담은 아니니까 어떤 걸 합의했다고 할 건 아닌데, 이런 방향으로 해나가자는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후속 논의를 토대로 연락사무소를 통해 필요한 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고위급 회담 일정과 관련해서는 "고위급회담을 오늘 한 것이나 비슷하다"면서 "분야별로 협의해 나가는 게 급한 것들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별도의 고위급회담을 열기 보다는 분야별 회담을 바로 개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장관은 분야별 회담과 관련, "(이미) 구성돼 있는 게 철도, 도로도 있고, 산림도 있고 또 앞으로 필요하다면 다른 분과회담도 구성을 해서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10·4선언) 민족통일대회를 잘 치렀고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중요한 첫걸음을 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번 협의에 대해 "준회담의 성격을 띤다"며 "(오늘) 북남 관계에서 협력 교류를 전담해 보는 부처 책임자들이 다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이 협의장소에 다소 늦게 나타나자 "일이 잘될 수가 없다"며 언짢은 기색을 섞어 농담하기도 했다.조 장관은 시계가 잘못됐다며 "시계를 당장 가서 좋은 것으로 좀 사야겠다"고 넘겼다.

고려호텔 2층에서는 부문별 남북 협의도 진행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측 모임과 남측 지자체 및 북측 민화협 모임, 종교인 모임, 정치인 모임이 각각 따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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