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에 폭행까지…안전 사각지대 놓인 사회복지 공무원
청주시 올해 1∼9월 피해 사례 987건…작년 892건보다 많아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소외계층을 보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지만 이들의 인권은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폭언·폭력에 시달리는가 하면 정신·신체적 위협을 받기 일쑤이다.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수모를 당하는 공무원들을 보다 못한 경찰이 사건에 개입하기도 하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오제세 의원이 청주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업무 수행 중 입는 피해는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1∼9월 피해 사례는 폭력 1건, 폭언 735건, 위협 160건, 기물파손 1건, 업무방해 77건, 기타 13건 등 987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3.7건꼴이다.
온갖 피해를 보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2016년 피해 건수는 606건이었으나 지난해 892건으로 47.2%(286건) 증가한 데 이어 올해 9개월간 발생한 피해 건수는 지난해 총 건수를 웃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겪는 피해 유형 중 폭언이 가장 많다.
폭언 피해 건수는 2016년 434건에서 2017년 631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1∼9월 735건에 달한다.
다음으로 큰 피해 유형은 위협인데 이 역시 최근 3년간 115건, 157건, 160건으로 증가했다.
악성 민원인들이 공무원을 위협하는 수준도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참고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6월 청주 상당구 남일면사무소에서는 기초생활수급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50대가 시너를 자신의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A(54)씨는 수년 전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돼 생활했는데, 지난해 일용직 노동을 하며 벌어들인 수입이 확인되면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자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직원들을 협박했다.
사무실 곳곳에는 시너가 튄 상황이어서 A씨가 라이터를 켰더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런 사건이 이어지면서 경찰에 신고된 사건도 2016년 23건, 지난해 26건에 달한다. 올해 1∼9월에도 12건이나 된다.
이 때문에 읍·면 사무소나 동 주민센터에 젊은 직원들보다는 악성 민원인 대처 경험이 풍부한 사회복지 담당 직원들을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 의원 측은 "업무 수행 중 발생하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피해가 매년 증가하는 것은 큰 문제로, 지자체마다 복지행정 현장을 점검해 실질적고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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