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킹 범죄 서방 비난에 "선전 행위" 강력 반발

입력 2018-10-05 10:58
러시아, 해킹 범죄 서방 비난에 "선전 행위" 강력 반발

외무부 "미국은 핵보유국간 긴장 촉발 말라"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러시아 정부가 글로벌 해킹 시도에 대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비난에 대해 '근거없는 선전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두 핵무기 강대국 간 긴장을 촉발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고의적으로 두 나라 간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면서 유럽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이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등에 대한 러시아군 정찰총국(GRU) 요원들의 해킹 시도 사건과 관련, 이날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가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며 GRU 요원 7명을 기소했다.

또 네덜란드는 OPCW 해킹에 관여한 러시아인 4명을 추방하는가 하면 영국, 캐나다 정부 등도 러시아를 일제히 비난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서방의 비난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이라면서 사실을 부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해킹을 시도했다는 네덜란드와 영국 측의 주장은 '위선' 또는 '선전 행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 그러한 언급은 러시아 사이버 스파이들의 절대적 능력에 대한 피해망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련의 주장들은 다음 주 OPCW 회의를 앞두고 OPCW에 화학무기 사용 범죄자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지적했다.

러시아측은 그러한 조사권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GRU가 지난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의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에 이어 OPCW 해킹도 실패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향후 서방을 대상으로 한 목표를 수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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