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판 이멜다' 前총리 부인, 돈세탁 등 17개 혐의 피소

입력 2018-10-05 10:49
수정 2018-10-05 16:13
'말레이판 이멜다' 前총리 부인, 돈세탁 등 17개 혐의 피소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나랏돈을 빼돌려 다이아몬드와 명품백 등을 사모았다는 의혹을 받는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 부인이 자금세탁 등 혐의로 피소됐다.

5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 검찰은 전날 쿠알라룸푸르 형사기록법원에서 나집 라작(65) 전 총리의 부인인 로스마 만소르(67) 여사를 자금세탁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로스마 여사는 2013년 12월부터 2017년 6월 사이 불법행위를 통해 발생한 710만 링깃(약 19억3천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나집 전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원)가 넘는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로스마 여사는 마땅한 소득이 없으면서도 다이아몬드 수집을 취미로 삼는 등 사치 행각을 벌여왔다.

1MDB 횡령 자금이 로스마 여사의 사치 행각에 쓰였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현지에선 그가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에 못지 않다는 비판이 일었다.

말레이 경찰은 최근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과 아파트 등을 수색해 무려 3천억원 상당의 보석류와 명품 핸드백 등 사치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나집 전 총리는 반(反) 부패법 위반과 자금세탁 등 32건의 혐의로 기소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기소장에서 로스마 여사가 챙긴 부당이득의 출처를 1MDB와 구체적으로 연관 짓지는 않았다.

로스마 여사와 나집 전 총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올해 5월 총선에서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 신정부는 나집 전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고, 미국과 싱가포르 등지에 은닉된 횡령 자금을 국내로 환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로이터제공]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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