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표성룡 中조선족기업가협회장 "대북제재 풀리길"
2018 세계한인회장대회 참가…"북한 시장 진출 앞장설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고, 이번에는 북한의 진심이 보입니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하루빨리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중국 전역의 3천600여 개 기업, 회원 60여만 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 조선족 단체인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표성룡(66) 회장은 누구보다도 간절히 남북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다.
2018 세계한인회장대회 참가차 방한한 표 회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재 이후 조선족 기업인들의 대북사업이 꽉 막혀 있었는데, 지난달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며 곧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표 회장은 이어 "대북사업을 하는 조선족 기업인 98%가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며 "이들을 포함한 중국의 조선족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고 평화 무드가 정착돼 제재가 완화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안북도가 고향인 그는 지난 2005년 북한에 진출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평양 대동강 변에 3층 건물을 지어 백화점 '금강전시장'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표 회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9일 조선족 기업인 40여 명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방문 기간에 사업장을 찾았지만, 진열 상품도 많이 없고, 손님의 발길도 뜸해 썰렁했다"며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이 20%로 떨어질 정도로 제재 이후 여파가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평양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고 깨끗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1년 반 만에 평양을 찾았는데 깨끗하고, 아름답고, 질서가 딱 잡혀있었어요. 시민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고요. 이번 기회에 제재도 풀려 경제가 발전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표 회장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북한의 사업을 접지 않고 있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지속해서 감자 종자를 보내고, 밀가루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남북 평화 무드가 정착되면 북한이 새로운 투자지역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그는 지난 8월 말 국내 건축설계 및 CM·감리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북한 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북한지역 내 건설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표 회장은 조선족 기업가들이 침체한 북한의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조선족 기업인들이 일찍이 북한에 진출해 사업하면서 남북 간 교량 역할을 한 것처럼 앞으로도 북한 시장 진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랴오닝 성 선양을 중심으로 연 매출 4조 원 규모의 신성(新星)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철강, 부동산, 무역, 전기보일러 생산·유통, 컴퓨터 기기 유통 등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조선족기업가협회는 지난달 21일 선양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중국 조선족 체육대회와 노래자랑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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