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탁구 '무서운 새내기' 안재현, 우승 이끈 '테이블 반란'

입력 2018-10-04 19:23
실업탁구 '무서운 새내기' 안재현, 우승 이끈 '테이블 반란'

남자부 챔프 3차전 단식서 인삼공사 간판 김민석 제압 '이변'



(구리=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 실업탁구 삼성생명의 새내기 안재현(19)이 9년 만에 부활한 세미프로 대회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리그'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안재현은 4일 경기도 구리시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KGC인삼공사의 간판 김민석과 맞붙은 2단식을 2-1(9-11 11-9 11-5)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소속팀의 게임 스코어 3-2 승리와 함께 우승에 앞장섰다.



안재현의 활약은 올해 실업 무대에 데뷔한 1년 차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다.

19세의 안재현은 앞선 챔프 1, 2차전에서 치른 단복식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조승민과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 두 번을 이겼고, 1차전 단식에서 강동수에게 2-0, 2차전 단식에서는 김민석에게 2-1로 각각 승리했다.

그는 이날 3차전에서는 첫 복식에서 조승민과 호흡을 맞춰 김민석-임종훈 듀오에 2-3으로 졌지만,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단식에서는 김민석을 2-1로 꺾으며 승부의 물꼬를 삼성생명 쪽으로 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재현은 앞으로 한국 남자 탁구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 재목감으로 꼽힌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초등학교 2학년이던 아홉 살 때 처음 탁구 라켓을 잡은 그는 큰아버지인 안창인 중고탁구연맹 실무 부회장 집에서 생활하며 실력을 키웠다.

동산중과 동산고에서 집중적인 지도를 받은 그는 중학교 2학년 첫 대회에서 1년 선배 조승민, 이장목 등이 빠진 가운데 첫 우승을 이룬 걸 계기로 같은 연령대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오른손 셰이크핸드로 포핸드 드라이브가 위력적이고 연결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롱 랠리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지구전에 강하고, 집중력이 좋아 밀린 상황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경우가 많다.

다만 늦게 시동이 걸리는 '슬로 스타터'이고,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져 경기하는 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철승 삼성생명 감독은 "첫 번째 복식에서 졌지만, 고비였던 2단식에서 안재현이 김민석을 잡아줘 우승에 디딤돌이 됐다"면서 "고교 시절에는 공격할 때 조금 느렸는데 집중적인 훈련으로 공격력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안재현은 "복식 준비를 많이 했는데, 1, 2세트를 이기고도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 탓에 경기를 2-3으로 내줘 아쉬움이 크다"면서 "김민석 선배와 2단식 경기에서는 집중해서 한 점 한 점 따겠다는 각오로 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와 포핸드 드라이브, 연결력에서는 좋지만 3구 공격에는 약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면서 "경기 초반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적응이 되면 승부를 뒤집을 자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세계선수권에 나가고 싶다"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메달에 도전하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단식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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