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에 공개된 北과학기술전당…2년전 세운 '과학기술 보급거점'

입력 2018-10-04 17:27
남측에 공개된 北과학기술전당…2년전 세운 '과학기술 보급거점'

김위원장 계획단계부터 챙겨, 핵실험 직후 CNN통해 대외 첫공개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10·4선언 합의 11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공동 기념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민관 방북단에 과학기술전당을 공개했다.

북한이 남측 인사들에게 과학기술전당을 공식적으로 개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이곳이 어떤 장소인지 관심이 쏠린다.

평양 대동강 쑥섬에 자리한 과학기술전당은 2015년 10월에 완공돼 이듬해 1월 1일 준공식을 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6월 쑥섬을 방문하면서 이곳에 현대적인 과학기술전당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사 계획단계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쑥섬은 1948년 김일성 주석이 남북 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한 곳으로, 혁명사적지와 유원지가 있는 곳이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쑥섬을 '과학의 섬'으로 전변시키자면서 과학기술전당을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성과 자료들을 숫자화해 보존·관리하는 종합적인 자료구축기지인 동시에, 각이한 자료들을 망을 통해 임의로 볼 수 있게 하며 정보공유, 정보교류도 할 수 있게 하는 다기능화된 과학기술봉사기지"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자료를 전산화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과학기술 서비스센터이자 북한 최신 과학기술의 보급거점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듬해 2월 과학기술전당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그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까지 공사를 끝내라고 독려했고, 같은 해 10월 완공된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봤다. 또 이듬해 첫날 열린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 초기부터 과학기술 발전을 강성국가 건설의 필요조건임을 줄곧 강조해왔으며 북한은 과학기술전당을 김 위원장이 주요 치적 가운데 하나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은 2016년 4월 과학기술전당의 전경이 담긴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북한은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나서 이틀 뒤 미국 CNN방송에 과학기술전당 취재를 허용하면서 그 모습을 처음으로 대외에 공개했다.

과학기술전당은 10만㎡ 면적에 외관이 거대한 원자구조 모양을 띠고 있다. 당시 CNN은 원자구조 모양의 이 건물에 대해 "북한 정권이 과학기술을 국정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과학기술전당은 기초과학기술관, 응용과학기술관, 지진체험실, 가상과학실험실 등 분야별 전시장과 미래 에너지 구역, 과학유희구역 등의 야외 전시장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과학기술전당 주변을 도는 궤도전차와 500실 규모의 숙소 등도 갖춰져 있다.

과학기술전당은 과거 북한이 쏜 미사일 모형이 내부에 전시된 것으로 전해졌고, 북한 관영 매체는 4차 핵실험 단행 1주년 되는 날 전당 처장들의 육성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올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대내외 선언하면서 전당 내 상징과 체계도가 상당 부분 변화했을 것"이라며 "그 변화를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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