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은 자발적 친일행위자…동인문학상 폐지해야"
6일 민족문제연구소·한국작가회의 세미나…이명원 교수 "문학인들 수상 거부해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친일 문인으로 꼽히는 소설가 김동인(1900∼1951)의 이름을 딴 '동인 문학상'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인 이명원 경희대 후마티나스칼리지 교수는 오는 6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친일문인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조선일보 동인문학상 편' 세미나에 앞서 4일 배포된 자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 교수는 "김동인은 적극적 자발성을 가지고 친일 협력 과정에 동참했다"며 "해방 당일에 종군작가단을 조직할 것을 총독부에 새롭게 제안하는 등 김동인의 대일 협력은 거침없고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일각에서는 김동인이 천황을 모독한 죄로 3개월간 수형 생활을 했고, 일제의 강압이 두려워서 혹은 전시 징용 등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본의와 무관하게 친일소설과 논설을 썼을 뿐이라고 말한다"고 그의 친일 행적을 변호하는 견해들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단편소설이라면 모르겠지만, 장기간에 걸쳐 집필해야 하는 장편 연재소설에 체계적으로 당대의 친일 이데올로기를 반복하고, 논설 등을 통해 동포를 향해 체제 협력을 촉구한 것은 결코 개인적 심약함이라는 온정주의로 방어할 사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동인문학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상을 폐지하는 것이 가장 명료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방된 지 7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아직 식민지·제국주의 체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침략전쟁을 예찬한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수여하는 제도가 거대 언론사에 의해 시행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인들로서는 친일 문인 문학상의 심사나 수상을 거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미당문학상이 현실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는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동인문학상도 문학사적으로 존속할 필요성이 진작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