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애인AG 나란히 입촌 "평양공동선언 잘 이행되도록 한몫"(종합)

입력 2018-10-04 18:08
남북, 장애인AG 나란히 입촌 "평양공동선언 잘 이행되도록 한몫"(종합)

남북, 상대 입촌식에 나란히 참석해 축하인사



(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김경윤 기자 =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을 꾸리는 남북 선수단이 4일 서로의 격려를 받으며 선수촌에 입촌했다.

이날 오전 북한 대표팀의 입촌식엔 한국 관계자들이 찾아 박수를 보냈고, 오후 한국 대표팀 입촌식엔 북한 선수들이 나와 축하인사를 보냈다.

전민식 선수단장이 이끄는 한국 선수단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이라크, 홍콩, 쿠웨이트, 동티모르, 투르크메니스탄, 시리아와 함께 대회 공식 입촌식을 했다.

입촌식에는 골볼 10명, 양궁 3명, 사이클 3명, 역도 9명, 사격 21명, 론볼 16명 등 선수단 62명이 참석했다.

입촌식 시작 시각에 맞춰 북한 수영 선수인 심승혁, 정국성, 김영현이 행사장을 찾아 한국 선수들에게 축하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한국 선수단은 홍콩, 이라크에 이어 세 번째로 입촌식 행사장에 입장한 뒤 선수촌장과 선물 교환, 태극기 게양 행사 등을 진행했다.

한국은 주최 측에 2017년 대한민국 도예대전 도자기 분야 입상자인 김진현 도예가의 달항아리를 전달했다.

핸드사이클 종목에 나서는 이도연은 선수단을 대표해 "이번 대회 목표는 2관왕이다. 아시아 무대라고 자만하지 않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핸드사이클이 주 종목인 이도연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노르딕스키 선수로 출전한 뒤 다시 핸드사이클로 돌아왔다.



오전엔 정현 단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이 선수촌에 입촌했다.

북측 선수단 23명은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오만, 아프가니스탄, 부탄과 함께 입촌 행사를 했으며, 더운 날씨에도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입촌식을 즐겼다.

몇몇 선수들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행사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인공기 게양 때는 몇몇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은 선수촌장과 선물 교환식에서 개성고려 인삼차를 선물로 전달했다.

전혜자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 전민식 선수단장, 정진완 이천훈련원장 등 남측 관계자들은 북한의 입촌식에 참석해 북측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북한 정현 단장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 "(대회) 준비가 잘 된 것 같지는 않다"라며 "그래도 돌아갈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개회식) 공동 입장과 단일팀을 꾸리기로 했는데 극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장애인 체육에서 처음으로 단일팀을 꾸리고, 개회식 공동 입장도 하기로 했다. 의미가 남다르다"라며 "평양공동선언이 잘 이행되도록 우리 장애인 선수들도 한몫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향후 단일팀 확대 방안에 관해선 "평양공동선언에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유치를 추진하기로 하지 않았나"라며 "앞으로도 단일팀 종목을 늘려가면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각오를 말해달라는 부탁에 정현 단장은 "첫 단일팀을 구성했는데 어느 한 종목이라도 잘해서 금메달을 따 보자. 한반도기를 들고 나가서 힘을 과시해보자"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수영 단일팀 멤버로 나서는 심승혁은 "단일팀은 민족의 힘을 떨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며 "남측 선수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만나면 반가울 것 같습네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선수 7명을 내보낸다. 탁구의 박금진(23)·김영록(24), 수영의 심승혁(22)·정국성(21)·김영현(15·여), 육상의 고정의(27)·신혁(30)이 출전한다.

남북은 이번 대회 탁구 단체전과 수영 남자 혼계영에 단일팀으로 출전한다. 아울러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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