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제주 해저터널 '군불'…타당성 조사 여부 주목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사업 추진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전남도가 제주 여론 등을 의식해 타당성 조사 용역을 중단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조사가 다시 이뤄질지 주목된다.
4일 전남도와 민주평화당 윤영일(해남·완도·진도) 의원에 따르면 윤 의원은 최근 대정부 질문에서 해저터널 건립 추진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서울대에 의뢰한 용역 결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이 사업을 반영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총리는 "작년과 올해 예산 사정이 빠듯한 것을 알면서 총리가 이것(해저터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이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이 총리는 "그 문제(예비타당성 조사)를 포함해 국토교통부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질의는 한동안 가라앉았던 해저터널 추진에 군불을 지핀 것이라는 해석이 전남도 안팎에서는 나왔다.
이 사업은 목포∼해남 지상 66㎞, 해남∼보길도 교량 28㎞, 해저터널 73㎞ 등 총 167㎞의 철로를 건설해 목포와 제주를 잇는 것이다.
16년간 총사업비 16조8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남도는 추산했다.
전남도는 폭설, 강풍 등으로 마비 사태가 반복되는 제주공항의 보완책, 대안으로 고속철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 총리도 전남지사 재임 시절 신념을 보였다.
해저터널 건설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려면 제주지역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해저터널에 대한 지지를 얻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타당성과 관련해서는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당시 비용 대비 편익(B/C)이 1에 훨씬 못 미쳤지만, 제주 관광객 증가로 여건이 달라져 수치가 상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남도는 2016년 10월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까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조사 용역을 다시 맡겼다가 제주 여론 등을 의식해 중단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는 물론 정부나 제주의 입장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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