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세계 최대 인공 흉곽 제작…환자 이식 수술 성공

입력 2018-10-04 12:00
3D 프린팅 세계 최대 인공 흉곽 제작…환자 이식 수술 성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체 무해 순수 티타늄 소재 적용…고강도 구현"

(천안=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가슴뼈에 악성종양인 육종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A(55)씨는 흉곽 절제가 필요했지만, 기존 수술법으로는 재건이 불가능했다.

골 시멘트나 티타늄 막대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로는 환자에게 꼭 맞는 모양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재가 무거워 수술 후에도 불편감과 호흡 곤란, 세균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A씨를 위해 3D 프린팅 공정기술을 활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가벼운 '순수 티타늄'을 소재로 한 맞춤형 인공 흉곽을 제작했다.



4일 생기원에 따르면 가로 286㎜, 세로 172㎜ 크기의 인공 흉곽은 세계 최대 규모로, 생기원의 기술 이전을 받은 3D 프린팅 의료기기 전문기업 벤타쓰리디㈜도 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팀은 A씨 종양이 급격히 커져 기대수명이 6개월 이하로 줄어들자 지난달 19일 A씨의 흉골과 늑골 10개를 절제한 뒤 생기원 등이 제작한 인공 흉곽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3D 프린팅 인공 흉곽으로는 세계 6번째 재건 수술로, 수술을 마친 환자는 빠르게 회복해 다음 주 퇴원을 앞두고 있다.



인공 흉곽 제작 기술의 핵심은 순수 티타늄 소재의 강도를 기존보다 2배 이상인 700MPa(강도계수)로 높인 독자적인 금속 3D 프린팅 공정기술에 있다고 생기원 측은 설명했다.

순수 티타늄 소재의 경우 자체 강도만으로는 인체 하중을 견디지 못해 알루미늄-바나듐-티타늄 합금이 사용됐는데, 인체에 해를 미치는 합금 원소 사용 논란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무독성 순수 티타늄 분말을 3D 프린팅 공정제어를 통해 10㎚ 직경의 금속 간 화합물로 만들어 거미줄처럼 연결했다. 기존 합금에 준하는 강도를 구현해 냈다.

김건희 그룹장은 "3D 프린팅 두개골에 이어 흉곽 이식 수술 성공으로 부작용 우려 없는 맞춤용 인체 삽입물 시대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 고관절, 무릎관절 등 개인 체형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인체 삽입물을 제작해 수혜 환자의 폭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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