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후폭풍…중국, 미국기업 M&A 55% 급감

입력 2018-10-04 10:28
무역전쟁 후폭풍…중국, 미국기업 M&A 55% 급감

'위안화 약세·자본유출 규제' 등도 영향 미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영향 등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M&A 전문 리서치 기업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중국 기업의 미국기업 M&A 규모는 26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9월 59억 달러보다 55% 줄어든 규모이다.

또한, 중국 기업의 미국기업에 대한 M&A가 34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에 비해서는 무려 92% 급감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위안화 약세, 중국 정부의 국외 자본유출 규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M&A 투자심사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위안 캐피탈의 브룩 실버스 이사는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M&A 시도에 대해 더욱 엄격한 규제 조처를 취하기 시작했으며, 중국도 자국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에 집중하길 원하는 분위기이다"고 전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미국 송금 서비스업체 머니그램을 12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미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사이노IC캐피탈의 반도체 제조업체 엑세라 인수 시도도 좌절됐고, HNA 그룹의 스카이브릿지캐피탈 인수도 실패로 돌아갔다.

중국이 미국 대신 눈을 돌린 곳은 캐나다였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중국 기업이 캐나다의 에너지 부문에 투자한 규모는 22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9천만 달러보다 6배로 늘었다.

중국 기업의 M&A 침체 등으로 올해 3분기 글로벌 M&A 규모는 3분기 기준으로 지난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경기 호황을 누리는 미국 내 M&A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 미국 기업 간 M&A 규모는 4천100여 건, 총 1조1천억 달러에 달해 분기 기준으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M&A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과 지정학적 위험 고조, 각국 정부의 외국 기업 투자에 대한 심사 강화 등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국가 간 M&A보다는 국내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분위기이다"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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