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법원,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 취소…재수감 명령

입력 2018-10-04 02:49
수정 2018-10-04 09:01
페루 대법원,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 취소…재수감 명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반(反) 인권, 부패 범죄 등으로 25년형을 받고 12년째 복역하다가 사면된 알베르토 후지모리(80) 전 페루 대통령이 다시 감옥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페루 대법원은 3일(현지시간)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취소하고 재수감을 명령했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대법원은 성명에서 "사면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교정 시설에 다시 수감되도록 즉각적인 체포·구금 명령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페루 대통령은 성탄일 전날인 지난해 12월 24일 인도적 이유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결정한 바 있다.

사면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겨 리마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가운데 이뤄졌다.

당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으로 2009년 2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째 수감 중이었다.

그는 특히 1991년부터 1992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친 친정부 민병대의 대학살을 지시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았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쿠친스키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제기된 자신에 대한 탄핵 움직임을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 카드와 맞바꿨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지모리 집권 당시 인권침해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탄핵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면 결정을 크게 반겼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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