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악' 소리 나는 물가 고공행진…지난달 연간 인플레 24.5%
터키 통계청 발표…"8월 리라 폭락 탓에 한달만에 6.3% 올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올들어 통화가치 급락으로 물가 비상이 걸린 터키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이 넉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 했다.
터키통계청은 지난달 연간 물가상승률이 24.52%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현행 물가지수 산출방식이 도입된 2003년 10월 이래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한 달 전보다도 6.3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월별 연간 인플레이션은 올해 6월부터 넉 달 연속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깼다.
월간 물가상승률도 6.3%나 됐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가구·가정용 집기류와 교통비로 1년간 각각 37.28%와 36.61%가 올랐다.
식품 가격도 1년 전과 견줘 27.7%나 상승하는 등 가계에 큰 타격을 줬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배제한 근원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전달의 17.22%보다 훨씬 악화한 24.05%를 기록했다.
생산자 물가는 작년 9월에 비해 46.15% 치솟았다.
터키 연간 인플레이션은 올해 들어 리라화 약세 속에 4월 10.85%, 5월 12.15%, 6월 15.39%, 7월 15.85%, 8월 17.90% 등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8월에는 미국인 목사 구금과 무역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며 리라 달러환율(1달러와 거래되는 리라화 비율)이 7을 넘는 등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다.
리라화 폭락의 영향으로 9월 연간 물가상승률이 2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날 공개된 수치는 예상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그간 터키 중앙은행은 시장의 조언에도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 지난달 물가관리 위기에 몰리고야 기준금리를 17.75%에서 24%로 6.25%p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에 극도로 부정적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의식해 조기 개입 기회를 놓쳤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았다.
터키 정부는 지난달 20일 새 경제정책을 공개하면서, 2년 후에 한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관리 목표를 20.8%로 잡고, 내년 15.9%에 이어 2020년에 9.8%로 점차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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