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지휘' 혐의 조현오 전 경찰청장 오늘 구속심사
MB정부 시절 천안함·구제역 등 현안 관련 댓글 작업 지시 혐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4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이날 오전 10시30분 진행한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휘하 조직을 동원해 주요 현안과 관련해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대응 글 3만3천여건을 달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국 보안사이버요원과 서울경찰청·일선 경찰서 정보과 사이버 담당, 온라인 홍보담당 등 1천500여명을 동원해 천안함 사건, 구제역 사태,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과 관련한 댓글·트위터 글을 달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이 가명 또는 차명 계정이나 외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이용해 일반 시민으로 가장하고 정부와 경찰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상에 의견을 달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수사단은 그간 확보한 관련자 진술로 미뤄 댓글공작으로 작성된 글은 총 6만여건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수사단이 실제 확인한 글은 1만2천800여건이다.
조 전 청장은 2차례 피의자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하면서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태스크포스(TF) 조사결과가 나오자 자체 진상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본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어 올해 3월 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수사단은 주무부서인 본청 보안국뿐 아니라 치안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국, 대국민 홍보를 맡은 대변인실, 서울·경기남부·부산경찰청 등 일부 지방청까지 댓글공작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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