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시장 리더는 누구…'파리모터쇼'서 패권 다툼

입력 2018-10-02 23:08
미래 모빌리티 시장 리더는 누구…'파리모터쇼'서 패권 다툼

르노·벤츠·BMW, 자율주행·친환경차 기술 리더십 놓고 경쟁

중국 'GAC 모터'·베트남 '빈 패스트', 국제모터쇼 데뷔

(파리=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박람회장'에서 개막한 '2018 파리 국제모터쇼'에서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 이동성(mobility) 기술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완성차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저마다 '미래 모빌리티의 리더'를 자임하며 자신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 완성차업체가 처음 파리모터쇼에 참가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명함을 내밀었다.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 BMW는 자율주행이나 친환경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안방인 파리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가한 르노그룹은 로보-자동차 콘셉트라고 개념화한 'EZ-울티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EZ-울티모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EZ-고', 라스트 마일 배달용 로봇인 'EZ-프로'에 이은 르노의 세 번째 콘셉트카다.

로렌스 판 덴 아커 르노그룹 디자인총괄부회장은 "EZ-울티모는 한마디로 공유하는 이동성"이라며 "이동 중 편하게 휴식하면서 이동하고 직장으로 가는 길에 내 집처럼 편히 쉴 수 있게 만드는 것, 호텔 같은 서비스로 자동차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EZ-울티모"라고 말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커넥티드카, 차량 공유 서비스 등 첨단 미래차 기술을 통합해 제공하는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원하는 때 시간 단위 또는 하루 단위로 EZ-울티모를 이용해 특별한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다.

판 덴 아커 부회장은 "EZ-울티모는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기능으로 여행을 하며 차 안에서 맞춤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며 "이동하며 레스토랑 서비스를 즐기고, 원하는 도시의 정보를 찾아가며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콘셉트카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도어를 크게 만들고 차량 내부는 마치 호텔 라운지처럼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설계했다.

르노그룹은 파리시와 100% 전기차 서비스도 시작하려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리더가 되겠다는 것이다.

르노는 이미 5가지 순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갖추고 유럽 시장에서 팔리는 전기차 3대 중 1대를 공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전시회에서 디터 체체 다임러AG 이사회 의장이 벤츠의 전기차 'EQC'를 직접 몰고 등장했다.





EQC는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공개된 EQ 브랜드의 첫 전기차로,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체 의장은 "올해 2분기 조사 결과 유럽연합(EU) 소비자의 98.3%가 순수 전기차를 사지 않겠다는 의향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EQC는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벤츠를 완전히 대체하는 순수 전기차 벤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절대다수가 순수 전기차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벤츠의 전기차는 그런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 체인저'(판도를 뒤바꿀 제품)가 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벤츠는 또 이날 전기차 콘셉트카인 '비전 EQ 실버 애로'도 전시했다. 8월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 콘셉트카는 벤츠의 전설적 레이스카 W 25 등 고전 레이스카에 대한 오마주(헌정)로 제작된 것이다.

단 1명만 탈 수 있는 레이싱카인 비전 EQ 실버 애로는 환산 출력 750마력의 출력과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린다.



BMW도 경쟁에 가세했다.

하랄트 크뤼거 BMW 이사회 의장은 "BMW그룹은 틀림없이 유럽 내 전기화 자동차 판매에서 넘버1 업체"라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30만 대 이상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전 세계에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크뤼거 의장은 이어 "2021년까지 다섯 대의 순수 전기차 핵심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것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는 이날 이미 출시된 i3 외에도 2019년 미니 일렉트릭, 2020년 iX3, 2021년 i넥스트와 i4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i넥스트는 BMW가 지난달 공개한 '비전 i넥스트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로 추정된다. i넥스트 콘셉트는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차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을 표방했다. 말하자면 '이동하는 거실'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BMW는 또 이날 인기 중형 SUV 'X5'를 소개하면서 "2019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X5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파리모터쇼는 아시아에서 2명의 새 손님을 맞이했다.

중국의 'GAC 모터'와 베트남의 '빈 패스트'다. 둘 다 이번 파리모터쇼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준 GAC그룹 회장은 "유럽으로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SUV 'GS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GAC 모터는 GS5 외에도 콘셉트카 '엔버지'와 세단 등 8대의 차를 전시했다.

다만 GAC는 아직 유럽 시장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GAC 관계자는 "한국에서 자동차 관련 기술을 배웠지만, 이제 한국은 우리 경쟁자다"라고 말했다.

빈 패스트는 베트남의 첫 완성차 양산업체로 베트남 자동차 회사로는 처음 주요 국제모터쇼에 데뷔했다.

빈 패스트는 이날 'LUX A2.0 세단'과 'LUX SA2.0 SU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내년부터 이들 차량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프레스 행사에는 홍보대사인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참석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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